해피

강기현(33) - 김연우(21)

* 희희님의 <C&G> 20~26편와 같은 시기의 이야기로 해피네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. 결제 전 참고해주세요! 도로 위를 달리는 차 안은 적막으로 가득했다. 연우는 얼마간 창밖으로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다 도로 고개를 푹 숙였다. 이솔과 함께 지구대에 앉아 저희의 주인들을 기다릴 때부터 내내 괴롭히던 손끝이 벌써 빨갛게 부...

유성운 (31) - 김연우 (21)

내어놓은 맨 엉덩이가 서늘하다. 연우는 전과 같이 성운의 침대 위, 제 배 밑으로 푹신하게 쌓아 올려진 베개 위에서 괜히 몸을 들썩이며 자세를 고쳤다. 손에 집히는 이불자락도 한 번 꼭 쥐었다 놓고. 마른침도 한 번 삼키고. 뭐, 나름의 준비 운동인 셈이다. 이곳에 이리 엎드려 눕는 것은 아주 흔치 않은 일이니, 조금이라도 마음을 달래보려는 나름의 발악일 ...

유성운 (31) - 김연우 (21)

* 이번 편은 체벌 장면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. * 제목...드라마 '매리는 외박 중'에서 따온 건데 저와 동년배가 아니신 분들은 전혀 모르시겠죠(동년배도 모를 수도 있음)....... 고냥 그렇다구요..ㅎㅎ... "그래서, 뒤에 돌아보니까 고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애가 있더라구요." "다행이네. 많이 걱정했잖아." "네! 그땐 별로 안 친했는데, 오...

권이준 (20) - 유성운 (18)

* 이전에 짧게 풀었던 연습생 시절 권이준에게 혼나는 유성운 이야기로 희희님의 <C flat> 1~2화의 전후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! 결제 전 참고하세요! "성운아!" 다급함이 묻어나는 목소리가 연습실 안을 울렸다. 성운은 제 이름이 불리자 반사적으로 모든 행동을 우뚝 멈춘 채 이제 막 문을 열고 들어온 듯한 이들을 살폈다. 크게 내질러진 목...

연우는 십 분째 기현의 방문 앞에 서 있었다. 심지어 한 손에는 직접 매를 쥔 채로 말이다. 그러나 정말 딱 그뿐, 연우는 손 안에서 애꿎은 케인의 매끈한 나뭇결만 만지작거리며 가볍게 주먹 쥔 손을 방문 바로 앞까지 올리다가도 도로 내리고, 굳게 마음을 먹고 열었던 입도 결국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한 채 도로 다무는 과정을 벌써 몇 번째 반복 중이었다.

"나가." "기현아." "주인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고 지멋대로만 구는 놈 필요 없으니까," "강기현." 이준은 기현의 어깨 위로 조심스럽게 손을 얹었으나 처음의 손짓과 달리 확실히 힘을 주어 그를 저지했다. 그리고는 시선을 돌려 이제 막 현관에 들어선 연우와 성운을 살폈다. 여직 신발도 벗지 못한 채 그저 고개를 푹 숙이고만 있는 연우는 등 뒤에 성운을 ...

* 이번 편은 체벌 장면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. "계산할 때는 이거 누르고, 카드면 이거, 현금이면 이거. 오케이?" "응." "진짜? 난 이거 몇 번 버벅거렸는데." "이거 다음에 이거. 이렇게 아니야?" 포스기 화면을 이리저리 꾹꾹 누르는 성민의 손을 좇아 바쁘게 눈을 움직이던 연우는 조금 전 성민이 누른 그대로를 따라 눌러보며 그를 올려다보았다. ...

* 이번 편은 체벌 장면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. * 수험생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:) 삶이란 무엇인가. 뒤돌아보면 그저 모두 지나간 것에 불과해 보이지만 그것은 분명하게 흔적을 남겨둔다. 그래, 마치 나무에 남아있는 나이테처럼. 일생 동안 거쳐온 그 사람 고유의 일련의 사건들이 차곡차곡 쌓여 남긴 흔적은 결코 쉽게 지워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으니, 개중...

"너 몇 대 맞아야 돼." 연우는 영문을 몰라 조금은 당황스러움이 담긴 눈으로 기현을 올려다보았다. 겁 먹은 눈꼬리가 한껏 축 처져서는 속눈썹까지 파르르 떨려왔다. 제게 던져진 질문이 영 낯설기 그지없다. 그러니까, 그래... 그걸, 왜 나한테 묻지?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이런 것이었으나 기현에게 저리 건방진 질문을 할 수는 없는 탓에 연우는 흔들리는 ...

* 이번 편은 체벌장면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. 다들 그런 경험이 있지 않은가. 항상 힘들기만 한 기상이 평소와 달리 유달리 너무나 평온하고 눈마저도 한 번에 번쩍 뜨여지는 그런 날. 그리고 그런 날은 꼭 창밖에서 포근한 햇살이 들이치고 새들이 평화롭게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온다. 이런 날은, 아주 높은 확률로 지각이다. 그것도 아주 대찬 지각. "...헉...